양파 키우면서 꽃을 본 적 있으세요.
대부분은 “추대 올라왔다, 망했다” 이 반응이에요. 그런데 반대로, 양파꽃을 일부러 보고 싶어서 검색하신 거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둥근 공 모양으로 수백 개 작은 꽃이 모여 피는 양파꽃, 직접 보면 생각보다 꽤 예뻐요. 알리움 속 관상용 품종이 비싼 이유가 있습니다.
이 글 끝까지 읽으면 텃밭이든 화분이든, 양파에서 꽃대를 올리는 조건을 정확히 알게 됩니다.

양파가 꽃을 피우는 이유부터 알아야 합니다
양파는 두해살이 식물입니다. 첫해에 구근을 키우고, 둘째 해에 꽃을 피워 씨앗을 남기는 게 본래 생장 주기예요.
그런데 우리가 먹는 양파는 첫해에 수확하니까 꽃을 볼 일이 거의 없는 겁니다. 꽃을 피우려면 양파가 “이제 2년 차구나, 씨앗 남겨야지”라고 판단하는 조건을 만들어줘야 해요.
이걸 원예에서는 추대라고 부릅니다. 농사짓는 분들에게는 실패 신호지만, 꽃을 보려는 목적이라면 일부러 이 추대를 유도하는 거예요.
양파꽃은 꿀벌이 아주 좋아하는 밀원 식물이기도 합니다. 텃밭 생태계에 도움이 되니까, 몇 포기 꽃용으로 남겨두는 것도 방법이에요.

꽃을 보려면 종구 크기가 핵심입니다
양파가 추대하려면 일정 크기 이상의 종구가 필요합니다. 직경 2cm 이상 되는 종구, 이게 기본 조건이에요.
너무 작은 종구는 아무리 저온 처리를 해도 꽃대를 올릴 체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꽃을 보고 싶다면 가을에 심은 양파 중에서 굵은 것을 골라 남겨두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에요.
마트에서 산 양파도 됩니다. 싹이 올라온 양파를 화분에 심으면 조건만 맞으면 꽃대가 올라와요. 직접 해보니 냉장고에서 꺼낸 양파가 오히려 더 잘 되더라고요.
저온 경험, 이게 없으면 꽃대가 안 올라옵니다
양파가 꽃을 피우려면 반드시 일정 기간 저온을 겪어야 합니다. 이걸 춘화 처리라고 해요.
구체적으로 5도에서 13도 사이 온도를 60일 이상 경험해야 꽃눈이 분화됩니다. 한국 기준 가을에 심어서 겨울을 나면 자연스럽게 이 조건이 충족돼요.
봄에 심은 양파는 저온 기간이 부족해서 꽃을 거의 못 피웁니다. 꽃을 보려면 가을 정식이 기본이에요.
화분 재배라면 냉장고 야채칸에 2개월 정도 넣어뒀다가 꺼내 심는 방법도 있어요. 실제로 써보면 4월쯤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일조량과 온도 변화가 꽃대를 자극합니다
저온을 겪은 뒤에 기온이 올라가면서 일조 시간이 길어지면 양파는 본격적으로 꽃대를 세웁니다.
하루 14시간 이상 해가 드는 장일 조건이 되면 추대 속도가 빨라져요. 봄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맞춰지는 조건이니까 특별히 인공 조명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단, 반그늘에 두면 꽃대가 가늘고 약하게 올라옵니다. 꽃을 제대로 보려면 햇빛 잘 드는 자리에 두세요. 베란다 남향이면 충분합니다.
물주기와 비료, 꽃대 올라올 때 이렇게 합니다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하면 물을 조금 더 자주 줍니다. 구근에서 에너지를 끌어다 꽃을 만드는 시기라 수분 요구량이 높아져요.
겉흙이 마르면 흠뻑 주는 방식, 주 2회 정도면 적당합니다. 과습은 구근 무름병 원인이 되니까 배수가 잘 되는 흙이 기본이에요.
비료는 꽃대가 보이기 시작할 때 인산 비율 높은 비료를 한 번 줍니다. 질소 비료를 많이 주면 잎만 무성해지고 꽃은 약해져요. 여러 번 시도해본 결과, 꽃대 출현 후 1회 추비가 가장 깔끔했습니다.

꽃대 올라온 후 개화까지 과정
꽃대는 보통 50cm에서 100cm까지 자랍니다. 꽤 키가 크기 때문에 바람에 쓰러지지 않게 지주대를 세워주는 게 좋아요.
꽃봉오리는 처음에 얇은 막에 싸여 있다가 터지면서 수백 개의 작은 꽃이 동그란 공 모양으로 펼쳐집니다. 이 과정이 2주 정도 걸려요.
완전히 개화하면 3주에서 4주간 꽃을 볼 수 있습니다. 흰색이나 연보라색 꽃이 둥글게 모여 있는 모습, 관상용 알리움 못지않게 예뻐요.
개화 시기는 보통 5월 말에서 6월입니다. 지역과 품종에 따라 2주 정도 차이가 나요.
씨앗 받기, 꽃 이후가 중요합니다
꽃을 감상한 뒤에 씨앗까지 받고 싶다면 꽃이 진 후 꽃대를 바로 자르지 마세요.
수분이 되면 작은 까만 씨앗이 맺힙니다. 자연 수분도 되지만 붓으로 꽃가루를 옮겨주면 결실률이 높아져요. 양파꽃은 암술과 수술이 한 꽃에 다 있어서 자가 수분도 가능합니다.
씨앗이 까맣게 익으면 꽃대째 잘라서 종이봉투에 거꾸로 매달아 말립니다. 완전히 건조되면 흔들어서 씨앗을 모으면 돼요. 이 씨앗으로 다음 해 양파를 키울 수 있습니다.

화분에서 양파꽃 피우기, 이렇게 하면 됩니다
텃밭이 없어도 됩니다. 화분으로 충분해요.
마트 양파 중 싹 나온 것, 또는 냉장 보관하던 양파를 준비합니다. 지름 20cm 이상 화분에 범용 배양토를 넣고 양파 아래쪽 3분의 1만 묻어주세요.
처음엔 잎이 먼저 올라옵니다. 잎이 5장 이상 나온 뒤에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하니까 그전까지는 충분히 햇빛 주고 물 관리만 해주면 됩니다.
실내 재배 시 주의할 점은 통풍이에요. 습한 환경에서 곰팡이가 생길 수 있으니 창문 열어서 바람 통하게 해주세요.
자주 묻는 질문
양파꽃 피는 데 얼마나 걸리나요?
가을에 심은 기준으로 이듬해 5월 말에서 6월에 핍니다. 심은 후 약 7개월에서 8개월 정도 걸려요.
꽃 피운 양파는 먹을 수 있나요?
먹을 수는 있지만 심이 딱딱해져서 식감이 좋지 않습니다. 꽃용과 식용은 분리해서 키우는 게 낫습니다.
아무 양파나 꽃이 피나요?
종구 크기와 저온 경험이 충족되면 품종 관계없이 꽃대가 올라옵니다. 다만 조생종보다 만생종이 추대율이 높은 편이에요.
양파꽃에 벌레가 많이 오나요?
꿀벌, 꽃등에 같은 수분 곤충이 많이 찾아옵니다. 해충은 거의 없어요. 텃밭 생태계에 좋은 영향을 줍니다.
꽃대만 잘라서 꽃꽂이 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물에 꽂으면 일주일 정도 유지돼요. 특유의 동그란 형태가 꽃꽂이 소재로 독특합니다.
양파꽃 꽃말이 뭔가요?
양파꽃의 꽃말은 “불사”입니다. 겹겹이 껍질 속에서 꽃대를 밀어 올리는 강인함에서 유래했어요.

양파꽃, 한 번은 직접 봐야 합니다
양파 꽃 피우는 방법, 정리하면 이겁니다. 굵은 종구를 가을에 심고, 겨울 저온을 겪게 하고, 봄에 햇빛 충분히 주면 꽃대가 올라옵니다.
농사 실패 신호로만 취급받던 양파 추대가 의도적으로 하면 관상 가치가 있어요. 텃밭 한쪽에 3포기 정도만 남겨두면 됩니다.
올 가을에 양파 심을 때 꽃용 몇 개 따로 빼두세요. 내년 6월에 둥글게 피어나는 양파꽃, 생각보다 훨씬 예쁩니다.